성모님의 뜻이 머문 땅, 감곡 매괴 성모 순례지 성당 이야기
1. 기도로 얻은 성당 터, 성모님께 봉헌된 약속
1896년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이곳은 충북 지역 최초의 성당이자 지금은 ‘성모 성지’로 널리 알려진 감곡 매괴 성모 순례지 성당의 터가 닦인 해입니다.
그 중심에는 한 명의 외국인 사제가 있었습니다. 임 가밀로 신부(본명: 카미유 부이용, Camille Bouillon), 그는 프랑스 타르브 교구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루르드를 자주 순례하며 성모님께 대한 깊은 신심을 키워온 사람이었습니다.
1893년 사제 서품을 받고 조선으로 발령받은 임 신부는 첫 사목지였던 경기도 여주 부엉골에서 본당 이전을 고민하던 중, 장호원 인근에서 기도하던 중 산 아래 대궐 같은 집을 보게 됩니다. 그 순간, 그는 성모님께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성모님, 만일 저 집과 산을 제게 주신다면, 저는 당신의 비천한 종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주보는 매괴 성모님이 되실 것입니다.”
그의 기도는 응답받았습니다. 해당 저택은 명성황후의 육촌 오빠 민응식의 집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그 집은 불타 없어지며 매입이 가능해졌습니다. 1896년 5월 성모 성월에 땅을 매입하고, 10월 7일 묵주기도 성월에 본당 설립을 공식화하게 됩니다. 이처럼 감곡 성당은 처음부터 성모님께 봉헌된 약속의 땅이었던 것입니다.
2. 성모님의 기적과 보호: 감곡이 성모 성지가 된 이유
감곡 성당이 ‘성모 성지’로 불리게 된 데는 단순한 명칭 때문만은 아닙니다. 여러 역사적・신앙적 사건들이 그것을 뒷받침합니다.
- 기적의 패 이야기: 임 가밀로 신부는 성모님께서 땅을 주시길 기도하며, 루르드에서 가져온 기적의 패를 몰래 땅에 묻었습니다. 이후 민응식은 땅을 팔았고, 이는 교회 문서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 일제강점기 성모님의 보호: 일제가 성당 뒤편에 신사를 세우려 했을 때, 신부는 또다시 기적의 패를 신사 터에 묻습니다. 공사 때마다 사고와 이상 현상이 반복되었고 결국 신사 건립은 철회됩니다.
- 광복의 기적: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임 신부는 사형 선고를 받고 마지막 미사만 허락받습니다. 그날이 1945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이자 광복절이었고, 미사 도중 해방 소식을 듣게 됩니다.
신자들은 “성모님이 살리셨다”고 믿었고, 이는 성지로서의 인식을 굳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칠고의 성모상: 6.25전쟁 때 북한군이 성모상을 총으로 쏘았지만 부서지지 않았고, 결국 성모상의 눈물과 빛을 본 군인들이 놀라 퇴각합니다. 가슴에 총상 7발을 입은 성모상은 지금도 성당 안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구전과 본당 기록, 순례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해지며 감곡은 성모님이 직접 지키시는 성지로 인식되었습니다.
3. 루르드의 영적 계승, 전대사 특전이 주어진 성모 순례지
2008년, 루르드 성모 발현 150주년을 기념해 교황청에서는 세계 각국의 성모 성지 중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에 ‘전대사 특전’을 부여했습니다. 감곡 성당은 루르드와의 연결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아 로마 대성전과 영적 유대가 맺어진 성모 순례지로 공식 인증됩니다.
2009년, 교황청 사도좌 내사원장인 스탠포드 추기경에 의해 감곡 성당에 다음과 같은 전대사 특전이 부여됩니다:
영구 전대사 허락일
-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 8월 5일: 성모 대성전 봉헌 기념일
-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 10월 7일: 묵주 기도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
또한 7년간 유효한 특별 전대사도 주어졌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조건 하에 유효했습니다:
- 매괴 성모상 앞 전례 참여
- 매월 첫 토요일 성모 신심 미사와 묵주기도 참여
이러한 전대사 특전은 한국 교회 안에서도 보기 드문 은총으로, 감곡 성당이 가진 성모 신심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보여줍니다.
4. 부흥과 재도약: 김웅렬 신부와 ‘성모님의 집’을 다시 세우다
2000년대 초, 감곡 성당은 납골당 사업 실패와 30억 원이 넘는 부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습니다. 청주교구는 이를 해결하고자 김웅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를 본당 주임으로 파견합니다.
김 신부는 “야밤에 도망칠까” 싶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모님께서 감곡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신심을 바탕으로 강연과 기도 운동, ‘300천사 헌금운동’을 펼칩니다. 그 결과, 불과 1년 반 만에 30억 원의 부채를 모두 상환했고, 이후엔 흑자 7억까지 기록했습니다.
이 기적 같은 부흥에 감동한 당시 교구장 장봉훈 가브리엘 주교는 감곡 성당을 ‘공식 성모 순례지’로 선포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볼 것도 없이, 그곳은 성모님이 계신 곳이다.”
성모님이 먼저 기다리시는 성지, 감곡으로 오세요
감곡 매괴 성모 순례지 성당은 단지 아름다운 건축물이나 유서 깊은 본당이 아닙니다. 이곳은 성모님과의 약속에서 시작되어, 성모님의 보호와 기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신앙의 현장입니다.
루르드에서 가져온 성모상, 기적의 패, 총상 입은 성모상, 광복 미사, 그리고 전대사. 이 모든 이야기들은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은총의 통로가 됩니다.
🙏 기도가 필요한 날, 성모님의 품이 그리운 날, 감곡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성모님은 늘 그 자리에 계십니다.
순례 정보 요약
- 주소: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성당길 10
- 전화: (043) 881-2809
- 홈페이지: http://www.maegoe.com
- 문화재: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88호
- 전대사 지정 성지 (2009년 교황청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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