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 성체 성혈 대축일, 오병이어의 기적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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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 성체 성혈 대축일, 오병이어의 기적을 기억하며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군중에게 나누어 주시는 장면, 오병이어의 기적을 상징함.
오병이어의 기적 – 예수님께서 사랑으로 오천 명을 먹이신 장면.

1. 광야에서 나누신 생명의 빵 – 루카복음 9장 11절~17절 묵상

2025년 6월 22일, 오늘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교회는 이날,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예수님의 몸과 피’에 대한 신앙을 기념하며 깊이 되새깁니다. 올해 복음은 루카복음 9장 11절에서 17절로, 우리가 흔히 오병이어의 기적이라 부르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 모인 수천 명의 군중을 보시고, 그들이 굶주리지 않게 먹이시며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십니다. 그분은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며, 단순히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서로에게 생명의 양식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그리스도의 손에 들린 보잘것없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그리고 그것을 통해 배불리 먹고도 남은 열두 광주리. 이 장면은 우리가 미사에서 받는 성체성사의 상징이자 예표입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당신의 몸을 떼어 우리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2. 성체성사의 기원과 성체 성혈 대축일의 의미

성체 성혈 대축일(Corpus Christi)은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제정하신 성체성사, 곧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주신 신비를 기리는 날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성 목요일에 이를 기념하지만,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집중하는 성주간의 분위기와 구분하여, 교회는 13세기부터 성체 성혈의 신비만을 따로 경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축일은 1264년, 교황 우르바노 4세에 의해 제정되었고, 리외주의 성녀 율리아나의 신심과 환시를 통해 교회 안에 확산되었습니다. 당시 그녀는 하늘에 결점 있는 보름달을 보는 환시를 통해, 교회가 성체의 신비를 온전히 드러내는 축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축일을 제안하게 됩니다.

성체 성혈 대축일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닙니다. 이는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지금 이 순간, 나를 위해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다’는 믿음의 절정을 기리는 날입니다. 매일 미사 때마다 거행되는 이 신비가, 이 날엔 특별히 신자들의 신앙 고백과 함께 더욱 장엄하게 기려집니다.


3. 성체 거동과 성체 행렬 – “보라, 생명의 빵이 오신다!”

많은 교구에서는 이날 특별히 **성체 거동(성체 행렬)**을 통해 신자들과 함께 도시 곳곳을 거닐며 축복을 베풉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실제로 성체 안에 살아 계신다는 믿음을 온 세상에 선포하는 행위입니다.

성체가 금빛 성광에 담겨 사제의 손에 들려져 행렬 앞을 인도하면, 신자들은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며 그분을 따라갑니다. 이는 우리가 세상의 빛이신 주님을 따라 걸으며, 그분의 현존을 세상 속에 드러내는 신앙의 행진이 됩니다.

과거에는 유럽 도시 곳곳에서 이 날을 대대적으로 기념했으며, 지금도 스페인 톨레도, 독일 쾰른, 이탈리아 오르비에토 등지에선 성체 성혈 대축일이 도시 전체의 축제처럼 성대하게 거행됩니다.


4. 일상 안에서 체험하는 성체의 신비

오늘 복음을 다시 되새기며, 우리 각자의 일상 안에서 성체의 신비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성찰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굶기지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이 아무리 보잘것없더라도, 그분께 드리면 나눌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성체는 단순히 성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예수님 자신의 삶과 죽음, 사랑 전체를 담은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성체를 영하는 우리의 태도도 마땅히 달라야 합니다. 그분의 몸을 받는다는 것은, 그분처럼 사랑하고 용서하고 나누며 살겠다는 다짐이어야 합니다. 성체는 우리를 위한 은총이지만 동시에 책임입니다.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되어 세상에 나아가,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성체는 사랑입니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은 그 보이지 않는 사랑을 형체로 드러내셨습니다. 우리가 손에 모시는 그 조용한 빵 한 조각 속에,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희생이 담겨 있다는 사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함께 기뻐할 이유입니다.

성체 성혈 대축일을 맞이하며, 오늘 미사 안에서 다시 한번 고백합시다.

“주님, 주님께서 제 안에 오시니,
제가 성체가 되게 하소서.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고,
주님처럼 누군가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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