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반응형
화목한 집, 그러나 고난의 길… 순교자 김장금 안나의 믿음 이야기1. 순명(順命)의 삶으로 시작된 한 여성의 여정서울 교육집안에서 태어난 김장금 안나 성녀는 태어날 때부터 남달랐습니다. 신앙이 깊은 가정에서 자란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교리 교육과 기도, 신앙생활이 일상이었습니다. 그 시대 여성에게는 드물게도 신앙교육을 철저히 받으며 자란 그녀는, 조용하고 온유하지만 마음 깊이 강한 신념을 지닌 인물로 성장합니다.그녀가 결혼하지 않고 과부가 된 것은 당시 기준으로 보기엔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녀는 이 삶을 오히려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로 여겼습니다. 이후 그녀는 늙은 친정어머니를 모시며 살게 되었고, 성심을 다해 효를 다합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 어머니 역시 신앙인이었고 성사를..
순교자 79위 시복 100주년, 기해·병오박해 순교자들을 기리는 감사 미사 안내2025년 7월 5일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에서는 특별한 감사 미사가 봉헌됩니다. 바로 기해·병오박해로 순교한 79위 시복 순교자들의 시복 100주년을 기념하는 미사입니다.그날, 우리는 한국 교회의 뿌리와 믿음의 용기, 그리고 사랑으로 생명을 바친 순교자들을 다시 기억하고 기리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지금부터 이 특별한 미사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함께, 왜 이 행사가 중요한지를 깊이 있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839년과 1846년, 피로 새겨진 순교의 해 – 기해·병오박해란?‘기해박해’(1839년)와 ‘병오박해’(1846년)는 조선 후기, 가톨릭 신앙을 이유로 수많은 신자들이 생명을 잃은 대표적인 ..
시어머니를 모신 고통 속에서 피어난 성덕 – 성녀 김업이 막달레나동정의 삶을 꿈꾸던 소녀, 부모의 뜻에 따라 출가하다조선의 한 신자 집안에서 태어난 김업이 막달레나.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동정의 삶, 곧 하느님께 온전히 바쳐진 삶을 소망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여성에게 동정생활은 매우 드문 일이었고, 부모님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던 그녀는 결국 어느 교우와 결혼하게 됩니다. 그녀가 원치 않았던 길이었지만, 순명과 복종의 정신으로 그 길을 받아들였습니다.세월이 흘러 중년에 접어든 김업이 성녀는 삶의 큰 시련을 맞습니다. 남편과 자녀를 모두 잃는 아픔을 겪고, 혼자가 된 그녀는 서울 근교 애고개(지금의 서울 마포구 일대)로 거처를 옮겨 시어머니와 함께 살게 됩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허름한 집을 짓고, 매..
병인박해의 피로 물든 선교사의 길 – 성 도리 헨리코 신부의 삶과 순교1. 프랑스 농가에서 자란 한 소년, 조선을 향한 소명을 품다1839년 9월 23일, 프랑스 서부 루쏭 교구 소속 생틸레르 드 탈몽(Saint-Hilaire-de-Talmont)이라는 조용한 마을에서 한 남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는 바로 훗날 조선 땅에서 순교의 피를 흘리게 될 성 도리 헨리코 신부(Pierre Henri Dorie, 한국 세례명 김 헨리코)입니다. 부모는 신앙심 깊은 농부로서 어렵고 가난한 형편 속에서도 자녀에게 신앙 교육과 성실한 삶을 가르쳤습니다. 소년 도리는 건강하고 성실하며 경건한 아이였고, 지역 보좌신부의 눈에 띄어 성직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1852년 10월, 그는 프랑스 소신학교에 입학하여 8년 ..
아들을 하늘에 맡긴 아버지, 성 김제준 이냐시오 – 피로 피운 신앙의 유산1. 솔뫼 마을의 어느 집 이야기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충청도 면천 솔뫼의 한 초가집. 작은 마당에는 장독대가 가지런히 놓여 있고, 부엌에서는 연기가 솔솔 피어오릅니다. 이 집안은 대대로 믿음으로 살아온 집안이었죠. 세상은 가톨릭을 ‘사학’이라 부르며 박해하였지만, 이 집은 조부도, 숙부도 신앙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집안이었습니다.그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김제준 이냐시오입니다. 1796년, 그는 박해의 공포 속에서도 천주를 향한 믿음을 가슴에 품고 태어났습니다.그는 일찍이 가정을 이루고, 부인 고 우르술라와 함께 조용히 살며 농사에 힘썼습니다. 그러나 그의 삶은 평범한 농부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신앙은..
성 권득인 베드로: 가난 속 신앙을 지킨 영혼, 한국 천주교의 숨은 별 1. 힘겨운 삶 속에서도 빛난 신앙의 씨앗성 권득인 베드로는 1805년경 서울 도성 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집안은 대대로 천주교 신앙을 지켜온 가정이었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16세가 되던 해에는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믿음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성인은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된 고통 속에서도 신앙을 굳건히 지켜나갔습니다.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권득인 베드로는 성실하게 소규모 장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결혼 후에도 부인과 함께 신앙생활을 이어가며 매일 밤낮으로 기도하고 성경을 읽는 삶을 살았습니다. 심지어는 생계를 위해 십자가와 성패를 만들어 파는 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