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순교의 피로 물든 땅 – 새남터 순교성지 순례기
1. 순교의 피가 흐른 강변의 땅, 새남터의 역사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새남터(漢江新灘)는 조선시대 사형장이 있던 곳으로, 특히 천주교 박해 시기 수많은 신자들이 순교한 성지입니다. ‘새남터’란 한강의 새롭게 열린 모래사장을 뜻하는 이름으로, 강가의 드넓은 모래벌판이 형성된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이곳은 1801년 신유박해 이래로 1866년 병인박해까지 약 100여 명 이상의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현장입니다. 특히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1846년 9월 16일에 순교한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죠. 그는 조선에 입국해 포교활동을 하던 중 체포되어 형을 받고, 새남터에서 목이 베이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그의 순교는 이후 조선 천주교회에 깊은 감동과 신앙적 각성을 남겼습니다.
새남터에서는 김대건 신부뿐 아니라 성 현석문 베드로, 성 홍병주 세바스티아노, 성 최형 베드로 등 10여 명의 성인들이 목숨을 바쳤습니다. 이들은 모두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때 시성되어 전 세계 가톨릭 교회가 함께 기리게 되었습니다.
2. 현대의 새남터 성지 – 기념경당과 십자가의 길
오늘날 새남터 성지는 조용한 강변 언덕에 모던한 건축양식의 기념경당이 세워져 있으며, 순교자의 정신을 기리는 기도 공간과 전시관, 야외 기도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새남터 순교성인 기념경당은 지하와 지상에 걸쳐 마련되어 있으며, 내부에는 성 김대건 신부의 순교 순간을 형상화한 제대 벽화, 성인들의 유해가 안치된 공간, 그리고 조용히 기도할 수 있는 작은 경당이 있습니다.
경당의 옆으로는 **야외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어,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조용히 걸을 수 있습니다. 서울 도심 속에서도 깊은 영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죠.
전시실에는 조선시대 박해의 역사, 순교자들의 유품, 김대건 신부의 서한, 서소문-절두산과의 연결 고리 등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한국 가톨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3. 순례 안내 – 어떻게 방문하고 무엇을 준비할까?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로 80 (지하철 4호선 이촌역 1번 출구 도보 약 5분)
운영 시간
기념경당 및 전시관: 오전 9시 ~ 오후 6시 (월요일 휴관)
미사 시간: 토요일 오후 3시 / 주일 오전 10시 (※ 사전 확인 필요)
입장료: 무료
주차: 성지 내 소형차 주차 가능 (단체 방문 시 사전 문의)
준비물: 조용한 복장과 기도에 적합한 마음가짐
묵주 또는 성경책 (십자가의 길 묵상용)
단체 순례일 경우 사전 예약 필수
특히 추천하는 순례 루트:
1. 기념경당 입장 및 제대 앞에서 묵상
2. 전시관 관람을 통해 한국 교회 순교사 이해
3. 야외 십자가의 길 따라 묵주기도
4. 마지막으로 성 김대건 신부 기념 석비 앞에서 기도
성지 내에는 성물방은 따로 없지만, 명동 성당 또는 근처 성당에서 관련 성물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4. 현대인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고요한 외침
새남터 성지를 찾은 이들은 입을 모아 “이토록 도심 속에 깊은 침묵이 흐르는 곳은 처음”이라 말합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분주한 삶 속에서, 이곳은 순교자들이 남긴 믿음과 용기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대건 신부는 단지 ‘한국 최초의 사제’만이 아닌, 가장 먼저 길을 내어준 순교자, 한국 교회 첫 번째 희망의 별로 기억됩니다. 그의 순교 자리는 오늘날 신앙인에게 ‘자기 신앙을 돌아보는 거울’과도 같은 장소입니다.
5. 마무리하며 – 오늘, 당신의 신앙은 어디에 서 있습니까?
순교성지는 단지 역사 유적지가 아닙니다.
신앙의 씨앗이 피 흘린 곳이자, 지금도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성령의 현장입니다.
서울 가까이에 위치한 새남터 성지는 한 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으로도 큰 울림을 주는 공간입니다.
오늘 하루, 서울의 성지를 순례하며 나의 신앙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시간은 어떨까요?
#티스토리블로그 #가톨릭성지 #새남터성지 #서울성지순례 #김대건신부 #한국천주교 #순교성인 #서울가볼만한곳 #종교유적지 #십자가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