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을 끝까지 지킨 서울의 순교자, 성 남경문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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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을 끝까지 지킨 서울의 순교자, 성 남경문 베드로

검은 갓과 한복을 입고 눈을 감은 채 나무 십자가를 두 손으로 들고 있는 동양 남성의 전통화. 한국 천주교 순교자를 상징함.
성 남경문 베드로

1. 천주교를 물려받은 집안의 아들, 그러나 방황의 시절도 있었다

서울의 종인 계급 집안에서 태어난 **성 남경문 베드로(Petrus)**는 가톨릭 신앙의 뿌리 깊은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1801년 신유박해 때 전부터 신앙을 지켜온 천주교인이었지만, 아들이 어릴 때 세상을 떠나며 신앙을 제대로 전수하지 못했습니다.

남경문은 젊은 시절 방탕한 생활을 하며 신앙에서 멀어졌고, 교회의 가르침과는 거리가 먼 돈놀이와 고리대 활동도 했습니다. 특히 유방제(劉方濟, 파치피코) 신부는 그가 비싼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일을 교회가 금지한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그러한 행위는 외관상으로도 교회 공동체에 큰 해를 끼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남경문은 20세 무렵, 신자들과 교류하면서 점차 회심의 길로 들어섭니다. 이때 그를 권고한 인물 중 한 사람은 바로 훗날 순교자가 되는 백 베드로였습니다. 회심 후에는 고리대와 비싼 이자 수취를 멈추고, 신앙인으로서 자선과 절제의 삶을 실천하며 바른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2. 스스로를 꾸짖으며 살던 남자, 다시 신앙을 선택하다

박해로 인해 교회는 와해되었고, 신자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이때 남 베드로는 포졸들에게 체포되기도 했지만 풀려났고, 이후 스스로 타락한 생활을 멀리하며 독실한 신앙을 다시 실천했습니다. 그는 친구들에게 “이런 죄를 범했으니, 참회하며 거련 순교를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그는 날마다 해 뜨기 전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며, 추운 겨울에도 불을 때지 않고 살았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철저한 자기 절제는 단순한 경건함을 넘어서, 자신의 과거를 향한 깊은 회개의 실천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매우 가난했고, 친구가 물으면 “어떻게 이런 생활을 하느냐”고 할 정도였으나, 그는 “이제 다 틀렸소. 나는 이 이상 더 살 수 없소”라며 오직 천국을 향한 열망을 가졌습니다. 교우들에게는 “욕심에 이끌려 먹을 것을 찾지 마시오. 지금 입고 있는 옷도 내게는 가장 좋은 것”이라며 완전한 무소유의 삶을 살았습니다.

3. 포졸 앞에서 드러난 순교자의 용기와 확신

남경문은 1846년 6월, 병오박해가 다시 시작되면서 체포됩니다. 신앙이 널리 알려졌던 그는 포졸들에게 붙잡힌 뒤에도 당당하고 흔들림 없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체포 당시 “당신 없이 어떻게 살란 말이오?” 하는 아내의 애원에 “이제 더 틀렸소. 나는 이 이상 더 살 수 없소”라고 대답하며, 아내와 자녀와도 이별을 준비한 사람이었습니다.

포청에 끌려간 뒤, 누명을 쓰고 신문을 받을 때조차 “나는 천주께서 창조하신 몸으로 오늘까지 살아왔고, 그분께 모든 것을 바칩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매를 맞으면서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다만 네가 배고파 한 덩어리 쌀을 뽑으면 내가 네게 적은 양을 주게 해주마”라며 믿음을 지키는 사람은 하늘의 상급을 받는다는 확신을 보였습니다.

그는 체포 후 심한 고문과 굶주림에 시달리며 지냈지만, 한 번도 신앙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끝내는 새남터에서 교수형으로 순교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나이 40세, 그날은 1846년 8월 20일이었습니다.

4. 시복과 시성, 한국 교회에 남긴 빛나는 유산

남 베드로는 1925년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시복되었으며, 1984년 5월 6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국 천주교 창설 200주년 기념 방한 시 성인으로 시성하였습니다.

그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영적 울림을 줍니다.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방황했던 젊은 시절, 그리고 스스로를 철저히 다잡으며 하느님께 돌아간 회개의 여정은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큰 교훈을 남깁니다. 성 남경문 베드로는 가난하고 미천한 삶 속에서도 끝까지 하느님을 선택한 진정한 신앙인이었으며, 자신의 삶을 바쳐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을 증거한 순교자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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