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도 – 성 필립보를 기억하며

반응형


5월 3일,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도 – 성 필립보를 기억하며

성 필립보 사도가 십자가를 들고 있는 모습


부활 시기를 지나 성인들의 축일이 이어지는 5월. 그 중 5월 3일은 사도이며 순교자인 성 필립보(Saint Philip the Apostle)를 기리는 날입니다. 우리에게 비교적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사도는, 예수님께 직접 부르심을 받고 제자가 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오늘은 성 필립보의 생애를 따라가며 그분의 사도직과 믿음, 그리고 우리가 본받을 수 있는 신앙의 본보기를 살펴보려 합니다.





갈릴래아 벳사이다에서 부르심을 받은 사도

성 필립보(Philippus 또는 필립보)는 성 베드로(6월 29일), 성 안드레아(11월 30일)와 같은 고향인 갈릴래아의 벳사이다(Bethsaida) 출신입니다.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직접 필립보를 제자로 부르셨으며(요한 1,43), 그 순간 그는 자신의 친구인 나타나엘(성 바르톨로메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며, 이미 메시아를 만났다고 확신 있게 전했습니다.

그는 아마도 성 요한 세례자(6월 24일)의 제자였던 것으로 보이며, 공관복음서에 언급된 사도들의 명단에서도 다섯 번째로 등장합니다(마태 10,3; 마르 3,18; 루카 6,14; 사도 1,13). 이러한 기록은 필립보가 예수님의 사역 초창기부터 함께한 핵심 제자였음을 보여줍니다.





성경에서 드러나는 그의 신앙과 성격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보다 성 필립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병이어의 기적(요한 6,5-7)에서 예수님께서 많은 군중을 먹이시기 전, 필립보를 시험하시며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살 수 있겠느냐?”



이에 필립보는 현실적인 계산을 하며, “이백 데나리온 어치의 빵을 사도 부족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 장면은 그가 매우 실용적인 사람이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가 아직 예수님의 신적인 능력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또한 최후의 만찬 전, 예수님께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보여 주십시오.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등장합니다(요한 14,8). 이때 예수님은 "필립보야,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있었는데도 나를 알지 못하느냐?"라고 대답하시며, 아버지와 자신이 하나임을 밝히십니다. 이 장면은 예수님의 신성과 삼위일체의 신비를 설명하는 중요한 신학적 대목으로 여겨집니다.





전도와 순교의 길을 걸은 사도

전승에 따르면, 성 필립보는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특히 프리기아 지방의 히에라폴리스에서 선교를 하다가 결국 그곳에서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그는 이방 신을 믿는 이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다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리는 고통스러운 형벌을 받고 숨졌다고 합니다.

그의 유해는 훗날 로마로 이송되어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안치된 것으로 전해지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순례자들이 그를 기억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 필립보를 통해 배우는 우리의 신앙 자세

성 필립보의 삶은,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해도 결국에는 진리를 따르고 복음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길로 나아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그의 현실적인 질문, 그리고 메시아를 만났다는 확신 속에서 친구를 예수님께로 인도한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영감을 줍니다.

우리가 때때로 의심하고 부족함을 느낄 때, 성 필립보처럼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을 따르려는 자세만 있다면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부르시고, 선택하시며, 사명의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5월 3일, 성 필립보 사도의 축일을 맞아 그의 신앙과 삶을 묵상하며, 오늘 우리도 ‘하느님의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성필립보 #5월3일축일 #가톨릭성인 #열두사도 #사도필립보 #성인전 #가톨릭블로그 #복음전파 #오병이어기적 #예수님제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