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 요한복음 15장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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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참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 요한복음 15장 묵상

예수님께서 참포도나무로 묘사된 전통적인 종교화 이미지
“나는 참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 요한복음 15장

 

 오늘의 복음 말씀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 요한복음 15,1-8


 가지는 혼자서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이 말씀은 제가 신앙생활을 하며 자주 떠올리는 구절 중 하나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합니다.
‘스스로 서라’, ‘자기 힘으로 이뤄라’, ‘남에게 기대지 마라’.
이런 말들은 얼핏 보기엔 멋져 보이고 자립심을 강조하는 듯하지만,
사실 우리 삶의 깊은 자리에서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남깁니다.

주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너희는 가지다.”
가지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만 살아 있고,
그 안에서 양분을 받고 자라 열매를 맺습니다.
스스로 존재하지 않고, 생명의 근원인 나무에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그 가지가 바로 ‘나’, 그리고 ‘우리’입니다.

신앙 안에서 진실한 자립은 주님께 의지하는 삶입니다.
나 혼자 잘났다고, 내 힘으로만 모든 걸 해결하려 하면
결국 내면은 점점 메말라 갑니다.
예수님과 떨어져 있으면 마음은 건조해지고,
신앙은 습기 잃은 나뭇가지처럼 부러지기 쉬워집니다.


 주님 안에 머무른다는 것의 의미

그렇다면 “내 안에 머물러라”라는 주님의 초대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사실 주님 안에 머무는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주님, 오늘도 함께 해 주세요.” 하고
짧게 기도하는 것.
식사 전 간단한 감사기도를 잊지 않는 것.
하루 중 문득 떠오르는 불안이나 근심 속에서
말씀을 되새기며 다시 마음을 주님께 돌리는 것.

이 작은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영혼은 점점 주님께 가까워지고,
삶의 중심이 바뀌게 됩니다.
주님 안에 머무는 삶은
기도와 말씀을 중심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 속에 피어납니다.

또한, 성사생활을 통해 주님과의 일치를 더욱 깊게 할 수 있습니다.
고해성사에서 자신의 죄와 연약함을 고백하고,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를 모심으로써
정말로 “주님 안에 머물고, 주님이 내 안에 머무시는”
신비로운 일치를 경험하게 됩니다.


 떨어진 가지는 결국 말라 버린다

이 복음 말씀에서 가장 경고처럼 들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누구든지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가지처럼 밖으로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태운다.”

이 구절을 처음 읽었을 때,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정말 내가 주님과 떨어져 살고 있다면,
내 인생도 이렇게 쓸모없고 메말라 버릴까 봐 말이죠.

하지만 이 말씀은 단순한 심판이나 공포의 메시지가 아닙니다.
주님은 사랑의 마음으로 경고하시는 것입니다.
“떨어지지 마라. 떨어지면 힘들다. 다시 나에게 붙어 있으렴.”

우리가 때로 주님께 등을 돌리기도 하고,
세상의 바쁨 속에 그분을 잊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끊임없이 우리를 붙잡아 주십니다.
다시 돌아오기를, 다시 머물기를 기다리시는 사랑의 농부처럼요.


 열매 맺는 삶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주님 안에 머물며 맺는 모든 열매는
결코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 열매는 하느님을 드러내고,
그분의 영광을 세상에 퍼뜨리는 거룩한 도구입니다.

우리가 맺는 사랑의 열매,
용서의 열매,
인내의 열매,
이 모든 것은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립니다.

세상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열매’를 맺는 일이
때로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우리가 맺는 그 조용한 열매 하나하나를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오늘의 기도 – 주님 안에 머무는 삶

주님, 제 삶이 당신과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제가 바쁘다는 이유로, 힘들다는 핑계로
당신을 잊지 않게 해주소서.
제 하루의 중심이 당신이 되시고,
제 생각과 행동이 당신 안에서 비롯되게 하소서.

주님,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듯,
제가 당신께 꼭 붙어 있게 해주소서.
내 안에서 말씀으로 살아 계시고,
내 삶을 통해 선한 열매가 맺어지게 하소서.

그 열매를 통해 많은 이들이 주님을 알게 되고,
하늘의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오늘도 주님과 함께 걷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아멘.


 마무리하며 – 영적 일기로 남기는 오늘의 마음

말씀 속에서 예수님의 음성을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지금 이 순간, 주님께 붙어 있는 내가 되기를.
내가 붙잡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주님께서 먼저 나를 꼭 안고 계셨다는 것을,
이 말씀을 통해 다시금 느낍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조용한 기도 한 마디와 함께
주님께 더 가까이 머물러 보세요.
그분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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