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 위에 지은 집 – 마태 7,21-29 묵상
1. 겉모습의 신앙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삶
마태오 복음 7장 21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이 말씀은 신앙생활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단지 입으로 주님의 이름을 부르거나, 외적으로 신앙 행위를 한다고 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경고이다. 진정한 신앙은 아버지의 뜻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에 있다.
이 구절은 현대 신앙인들에게도 깊은 도전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주일마다 성당에 나가고, 기도하며, 주님의 이름으로 봉사하지만, 그 삶의 방향이 정말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고 있는가? 예수님의 말씀은 외적 행위보다 내면의 순종을 중요시한다.
2.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 신앙의 허상에 대한 경고
22-23절은 다소 충격적이다.
“주님,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이 말씀은, 주님의 이름으로 위대한 일을 했다고 해도,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라는 표현은 겉으로는 신앙인처럼 보이나, 실상은 자신의 뜻대로, 자신의 명예를 위해 살아온 이들을 지칭한다.
이 구절은 신앙의 ‘형식’이 아닌 ‘내용’을 점검하라는 촉구이다. 기적, 예언, 치유 등은 성령의 은총일 수 있으나, 그것이 하느님께 대한 진실한 사랑과 순종의 열매가 아니라면, 주님과의 관계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3.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예수님께서는 실천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차이를 건축의 비유로 설명하신다.
- 반석 위에 지은 집: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자
- 모래 위에 지은 집: 말씀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자
이 비유는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깊은 묵상을 불러일으킨다. 인생이라는 집을 어떤 기초 위에 짓고 있는가에 따라, 비바람과 홍수 같은 시련이 닥쳤을 때 그 진면목이 드러난다. 반석, 즉 하느님의 말씀과 뜻 위에 세운 삶은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지만, 모래와 같은 자기 뜻 위에 세운 삶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오늘날의 신앙생활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말씀을 읽고 감동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제 삶 속에서 실천할 때 비로소 그 말씀이 우리를 지탱하는 ‘반석’이 된다.
4. 예수님의 가르침은 권위 있는 가르침이었다
본문의 마지막 두 절(28-29절)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여준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들을 마치시자 군중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는 그들의 율법 학자들과는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당시의 율법 학자들은 다른 라삐들의 가르침을 인용하며 말했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자체 권위를 지니고 선포하셨다. 말씀은 단순한 조언이나 도덕적 교훈이 아니라, 생명을 주는 진리이며, 삶의 기준이었다.
오늘날도 이 말씀은 신자 각자에게 권위를 가지고 다가온다.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현재 살아 계신 말씀으로서 우리 삶을 바꾸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이다.
묵상 포인트 정리
- 입술의 고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삶이 필요하다.
- 은총의 은사는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삶의 열매와 순종이 더 중요하다.
- 말씀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 예수님의 말씀은 지금도 살아 있고, 권위를 지닌 말씀으로 각자에게 도전한다.
실천을 위한 묵상 질문
- 나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가?
- 나의 신앙은 ‘말씀 위에 세워진 반석’인가, 아니면 ‘모래 위의 취약한 구조물’인가?
- 오늘 하루,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순종의 걸음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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