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김노사 로사의 믿음과 순교 – 고난 속에서 피어난 신앙의 꽃
1. 낯선 길 위의 회심 – 서울 외곽의 한 여인이 천주교인이 되기까지
서울의 어느 외곽,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김노사 로사는 처음엔 성교회(천주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성장하고, 결혼 생활을 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그녀의 삶은 큰 전환점을 맞습니다. 외로움 속에서 그녀는 천주교에 입교하게 되었고, 신앙을 받아들인 후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녀는 교우 친척과 함께 살며 자연스럽게 교회 활동과 수계 생활을 접했고, 이를 통해 신앙의 깊은 기쁨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에 눈을 뜬 로사는 자신이 얻은 은총을 나누고자 다른 사람들, 특히 어머니와 오라비에게도 보배로운 진리를 전하려 애썼습니다. 조선 말기,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자주 박해를 받던 시기였지만, 로사는 신앙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정성스럽게 실천했습니다.
2. 체포와 심문 – “나는 천주께 속해 있습니다”
1838년 12월 2일, 박해가 극심했던 시기였습니다. 포졸들이 갑자기 그녀의 집을 들이닥쳤고, 로사는 체포되어 포도청으로 끌려갔습니다. 심문을 받는 자리에서 판관은 그녀에게 신앙을 포기하고 배교하라고 강요했으나, 그녀는 굳센 목소리로 “예수 마리아의 이름”을 부르며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다리를 부르트도록 몸을 묶은 몽둥이로 잘라 내기 전에 천주를 배반하고 무리들의 이름을 대라.”
“천주를 배반할 수도 없고 교우를 털 수도 없습니다. 천주를 모든 사람보다 더 사랑합니다. 하느님이 저를 사랑하신 덕분에 저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사랑 때문에는 끝없는 벌을 주십니다. 천주를 배반한 죄악이 삼가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로사는 고통 앞에서도 믿음을 꺾지 않고 “나는 임금님께 매여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먼저 천주께 속하여 있습니다”라고 선언하며 천상의 주인을 고백합니다. 판관은 그녀가 결심을 돌이키지 않자 형벌을 선고합니다.
3. 감옥에서의 시간과 마지막 여정
로사는 형이 선고된 이후에도 사형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감옥에 가두어졌습니다. 그녀는 고문과 모욕, 배고픔 속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정부는 그녀의 사형을 빠르게 집행합니다. 1839년 7월 20일, 김노사 로사는 다른 7명의 신자와 함께 참수형을 당합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56세였습니다.
그녀는 순교하면서까지 하느님을 부인하지 않았고, 단 한 마디의 배교도 하지 않은 채 고통 속에서 생애를 마감합니다. 이는 오늘날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성인들의 증거로 남아 있으며, 그녀의 삶은 후대 신자들에게 커다란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4. 성인 시성과 현재의 기념
김노사 로사는 1925년 비오 11세 교황에 의해 시복되었고, 이어서 1984년 5월 6일, 한국 천주교 창설 200주년을 기념하여 방한한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되었습니다.
그녀는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여성 순교자로서, 평범한 삶 속에서도 하느님을 전심으로 따르며, 고통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신앙의 보람으로 여긴 삶을 살았습니다. 성녀 김노사 로사의 순교는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사랑으로 피워낸 하느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충성의 상징입니다.
결론 – 오늘 우리에게 주는 성녀 김노사 로사의 메시지
우리는 종종 믿음의 길에서 타협하거나, 외부의 시선과 어려움 앞에 흔들리곤 합니다. 그러나 성녀 김노사 로사는 그러한 흔들림 속에서도 하느님을 선택했습니다. 남편을 잃은 슬픔, 포졸들의 위협, 감옥의 어둠과 칼날의 공포 속에서도 그녀는 한 번도 자신의 믿음을 내던지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삶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정말로 믿는 이는 누구인가?”
“신앙을 위해 나는 어떤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가?”
성녀 김노사 로사는 성당 제대에만 계신 분이 아닙니다. 우리 삶의 현장에서 하느님을 향해 자신을 내어놓은 용기의 상징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힘이 되는 살아 있는 신앙의 증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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